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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딩거의 아들]



좀 조용히 있어 보세요.

곧 당신이 왜 여기에 있는지 알려드릴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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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속의 모든 세포들이 휴식을 갈구하던 그날 밤, 저는 언제나처럼 첫번째 일자리를 떠나 두번째 직장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저의 병신같던 전남편이 지껄이던 말들 중에 유일하게 옳았던 말처럼,

돈은 나무에서 열리지 않고

산더미처럼 쌓여가는 고지서들은 가만히 둔다고 스스로 해결될 리가 없었으니까요.

전 집 밖으로 나서기 전에 제가 고용한 젊은 보모(이름은 J였죠)에게 평소와 다름없는 다짐을 받아냈습니다:

- 9시까지는 M(제 아들)을 재울 것.

- 무슨 문제가 일어났다면 바로 전화할 것.

그 다음엔 냉장고 안에 있는 음식들은 마음대로 먹어도 된다고 말했죠.



그리고 지나가는 듯한 말투로 제 방의 침대 옆 서랍장에 보관해둔 총의 위치를 알려주었습니다.

아무리 방심하지 않는다고 해도, 빈틈은 손쉽게 생겨나는 편이었으니까요.

그 말을 들은 J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고, 저는 아직 어린 여자아이에게 겁을 줘버린 것을 살짝 후회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이 마을에 아직도 살인마 라쇼샤가 배회하고 있는 한,

제 아들의 안전이 제일 중요했거든요.




천사같은 M의 보드라운 볼에 키스를 하고, 작별인사(?)를 한 뒤 출근했습니다.

전 위스코신 주 서부에 있는 라쇼샤의 변드리에 위치한 리젠 호텔의 안내원이었어요.

손님들은 그리 많지 않아서, 일을 하는 동안은 느긋한 느낌이었죠. (이런 보잘것없는 도시에 누가 자기 돈 써가면서 놀러 오려고 하겠어요?)

전 그 시간을 이용해 지금 현재에 대한 고민을 마음껏 했습니다.

넘쳐났죠. 데스크 아래에 붙여놓은 M의 일 년 전 사진 – 여섯 살 생일파티에서 찍은 – 사진을 바라봤어요.

너무나도 예쁜 아들의 얼굴이 그가 지내온 시간을 다 거짓으로 느끼게 해줬어요.


완벽한 순수함이라는 가면으로 폭력적인 아버지가 그의 영혼에 남긴 상처를 가려냈죠.

망할 아버지란 새끼는 감옥에 처박혀 있어 나올 기미가 안 보이고,

무조건적인 애정을 약속하는 엄마라는 존재가 M의 곁에 있는 한, 그는 안전하다고 믿었어요.

제 눈에 넣어도 안 아플 M은 제가 살아가는 유일한 이유입니다.

미치도록 지겨운 이 직업과 등뼈가 휘도록 힘든 다른 직장도 오로지 그를 위해서 계속 다니는 거죠.

행복한 미래를 위해 어두웠던 과거를 뒤로하고 함께 노력하고 있었어요.

정말로 즐거운 나날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내 걱정 탓에 긍정적인 생각들은 곧 사라져버렸어요.




아침에 읽던 신문에 실려있던 기사처럼, 그 살인범은 지금 일 년째 잡히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의 피해자들은 여대생들이란 것도 알고 있었지만,

모든 엄마들의 주특기가 그거잖아요? 쓸데없는 걱정 하는 것.



죽은 피해자들의 설명을 읽는 것도 절대 도움이 되지 않았죠.

한쪽 귀에서부터 반대 귀까지 목을 그어버렸다는 (한 명은 너무 깊게 잘려 목이 잘려 나갔다는) 이야기는 내 아이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 차게 만들었어요.

M에게 무슨 일이 생기거든, 제가 무슨 일을 벌일지 저조차도 알 수 없었어요.

근무시간이 한 시간 정도 남은 상황에서 걱정은 커져만 갔죠.

어떻게 J와 내 아들을 단둘이 집에 놔둘 수가 있었던 거지?

그녀도 이제 곧 대학생이 될 나이잖아.

키도 160정도에 40kg가 될까 말까 하는 체구인데, 누가 집에 쳐들어온다면-

엄마의 직감이 뭔가 잘못됐다고 내게 알려주고 있었어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저는 이미 제 상관에게 오늘은 일찍 집에 가겠다고 알린 후 차에 타 집으로 정신 없이 운전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도 결국 운전하는 중 어느 정도 제정신으로 돌아왔어요.

M은 침대에 누워서 잘 자고 있을 거야.

말도 안 되는 걱정으로 한 시간의 근무시간을 빼버려 시급을 덜 받게 될 나 자신에게 화가 났죠.



주차장에 차를 주차할 때 즈음엔 모든 걱정이 사라져 있었어요.

얼른 M의 조그마한 이마에 굳나잇 키스를 해줄 생각에 들떠 현관문을 열어 재꼈습니다.




현관을 지나 부엌으로 걸어 들어간 순간 그 자리에 멈춰 섰어요.

이건 아니잖아.




저번에 집안을 엉망으로 해놨다는 이유로 J에게 잔소리를 한 적이 있어요.

정리 강박증이라 할 수도 있지만, 그녀는 정말 엉망이었죠.

아무대나 놓여 있는 그릇들.

바닥에 물웅덩이처럼 고여져있는 케첩까지.

J가 티비를 보고 있을 거라 예상되는 거실로 발걸음을 옮겼어요.



제가 퇴근을 해 집에 올 때쯤이면 항상 거기에 있었으니까요.

소파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그녀를 보고 전등을 켰어요.




목이 어떻게 잘렸는지 설명을 읽는 것과 그걸 직접 보는 것은 비교 할 수 없습니다.




영화에선 그 상처를 너무나도 깔끔하게 보이게 하거든요.

J의 목에 그어져 있는 선은 정교하지 않았어요.

들쭉날쭉, 엉망이었죠.

이미 죽은 J의 얼굴에 생긴 , 찡그리며 웃는 듯한 입술 모양의 칼질.



젊음과 미래가 가득했던 밝은 눈빛의 푸른 눈동자는 생기를 잃은채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못 박힌 듯 멈춰 버렸어요.

쿵-

쿵-

쿵-

쿵-

지하 계단에서부터 무거운 발소리가 울려 퍼져왔습니다.

당장이라고 J를 죽인 살인범이 무방비 상태의 저를 거실에서 찾아버리겠죠.




저는 J와 같은 운명을 맞이하고, M는 아마 고아로 자라날거에요.




그 생각은 너무나 끔찍해 저를 움직이게 만들었어요.

이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기어 올라가 M의 방문이 닫힌걸 확인하며 제 방으로 달려갔습니다.



그가 제발 무사하길 빌며.

제 발걸음이 복도에 깔린 나무장판을 내리 찍을때마다 점점 빨라지는 살인마의 발소리가 들려왔어요.

방문을 부술 기세로 열고 닫아버린 후 제 침대 옆 서랍장으로 곧장 달려갔어요.

손에 들린 권총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차갑게 느껴졌습니다.

제것이 아니는 것 같은 어색함이 느껴져왔죠.

방아쇠에 손가락을 올려놓는데, 탄창이 없는게 느껴졌어요.

한손으로 서랍장에서 탄창을 찾아 총에 삽입하는 순간,




방문이 열렸습니다.




순간적으로 망설여졌습니다.

남잔 뭔가 이상해보였죠.

방은 어두웠지만, 그의 눈은 여전히 볼 수 있었어요.



눈부시게 밝은 초록색의 눈이었지만, 그게 왜 저를 멈추게 한 건지는 알 수 없었어요.

피가 흐르는 칼을 손에 쥔 채로 그는 제게 다가왔습니다.

타락해버린 그의 얼굴에 미치광이의 웃음이 번졌죠.

기회는 단 한번 뿐.

반짝 반짝 빛나는 눈에 조준을 한 뒤 방아쇠를 당겨버렸어요.

울려퍼지는 총성이 귀를 멀게 할 것 같았죠.




영화가 틀린 점이 하나 더 있다면, 총알이 사람을 통과할때 나타나는 반응이에요.




피가 그의 상처에서 솟구쳐 오르며 뒤로 날라갈 것을 예상했지만,

살인자의 목이 뒤로 살짝 꺾이며 바닦으로 마치 감자가 가득 찬 봉투처럼 쓰러질 뿐이었어요.

라쇼샤 살인범이 바닥에 쓰러져 총 맞은 곳으로부터 피가 새어 나오는 것을 예상하며 불을 켰습니다.


그의 얼굴은 목격자들이 묘사한 것과 똑같았어요.

경찰이 내놓은 몽타주와 신기할 정도로 똑같았죠.

그의 죽은 시체 위에 환희를 느끼며 서 있었어요.

그 승리감은 오래 가지 못했지만요.

제 목숨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M를 잊고 있었어요.

M의 닫힌 방문으로 천천히 걸어가면서, 제 머리는 미쳐가고 있었어요.

뇌 속에서 두개의 목소리가 대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거기 안에 들어가보면 그는 이미 죽어있을꺼야. 알잖아.”




“아니, 죽지 않았어!”

“살인마가 먼저 그를 죽인 다음에 J를 죽인거야. 넌 엄마로서 실격이야.”

“아냐, 그는 어린 여자애들만 죽여.”



“좋아. 그렇다고 쳐. 그렇다면 M는 왜 방에서 아직 안나온거야? 총 소리를 들은 후에도?”

“그 소리가 그가 밖으로 나오지 않은 이유야. 엄청 겁먹었겠지. 그에게는 지금 엄마가 필요해.”

“그렇게 확신한다면 왜 문을 열고 들어가서 그를 다독여 주지 않지?”

지금이라도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가 M를 안아줄 생각으로 문 밖에서 문고리에 손을 올리고 서 있었습니다.

뭔가가 날 거기에 서있게 했어요.

만약에 제 머리속에서 들려온 목소리가 옳다면?

내 애기가 저 문뒤에 정말로 죽어 있다면..?

만약에, 제가 문을 열고 들어 갔을 때 M가 바닥에 널브러진 채 살해 되어 있다면,

제 인생은 끝이에요.

그래서 저는 묵묵히 계단을 내려가 부엌에 앉아 제 다음 행동을 고민했습니다.

시계를 봤어요.

새벽 세시.

세시간 동안 무얼 할지 고민하며 생각에 잠겨 있었습니다.



머리속에서 울려 퍼지는 대화는 점점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었어요.

“방에서 아직 나오지 않은 이유는 그가 뒤져버려서야. 알잖아. 아빠한테서 그를 보호하지 못하더니 결국 죽음에서부터 그를 보호하지 못했구나. 넌 실패자야.”

“닥쳐! 아니, 어제 들려온 소리들 때문에 긴장하다 피곤해서 아직까지.. 자고, 그래, 아직까지 자고 있는거야.”

“진짜? 자고 있는거라고? 왜 아직까지 경찰을 부르지 않았어?”

“그건.. 그 소란들 때문에. 이미 M는 아버지 때문에 경찰이나 그런거에 이미 충분히 무서워 하고 있어. 경찰 사이렌 소리와 불빛으로 부터 그를 일어나게 하지 않을꺼야. 두세시간 있으면 일어나겠지. M이 보지 못하게 시체들을 지하로 끌어 내린 다음에, 그가 학교에 간 후에 경찰에게 전화를 할 거야.”

“미친 짓이군. 그냥 문을 열고 현실을 직ㅅ-“

“닥치라고!!!!”




제시카의 시체를 먼저 지하로 끌고 내려갔습니다.




쉬웠죠.

제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을려고 애썼어요.



제 손에 잡혀이는 살덩어리느 몇시간 전만 해도 희망과 미래에 대한 꿈으로 가득 차 있었죠.

그녀를 바닥에 눕힌 뒤 담요로 몸을 덮었습니다.

M을 깨우지 않으려고 계단을 조심스레 올라간 후 살인자의 몸을 끌어 내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끌어 내려고 했죠.

제 힘으로 하기엔 너무 무겁더군요.

그를 지하로 옮길 방법이 없어 그냥 시트를 덮어 버렸습니다.

어차피 오늘 밤만 여기 있을거니까요.

M을 학교에 데려다 준 후엔, 경찰의 소관일거에요.



M의 방을 지나 일층으로 내려 왔습니다.

그의 조그만 머리가 배게에 기다 자는 모습을 상상했어요.




순간적으로 그의 목이 길게 찢겨져 있는 이미지가 상상 됐지만,

금세 털어 냈습니다.




M의 잠자는 얼굴을 상상하며 부엌에 앉아 잠이 들었어요.

눈을 떠 가스레인지 위에 있는 시계를 봤습니다.

10:24 am.

젠장.

M이 학교를 놓치겠군요.

제 핸드폰을 봤지만 수십통의 문자와 부재중 전화는 무시해버렸습니다.

그리고 가스레인지 앞에 서 두명을 위한 아침을 만들기 시작했죠.



“왜 M을 위해서 아침을 만들어?”

“몇 분 있으면 저 계단을 타고 내려와 엄청 배고파 할꺼야. 어떤 엄마가 아침을 만들어 놓지 않겠니”

“그럼 올라가서 그를 깨우지 그래?”

“아직 자고 있잖아. 그래, 자고있어. 좀더 휴식이 필요하면 그렇게 해도 되잖아? 그가 일어나기로 마음 먹었을때도 그의 아침은 그를 기다리고 있을거야.”

“아니, 넌 그냥 그의 죽ㅇ-“

“닥치라고!!!!!!!!”

제 머리속에선 헛소리들이 오고 갔고, 전 부엌에 앉아 있었어요.

열두시가 한시가 됐고, 한시는 두시가 됐죠.

머리속에서 울려오는 두개의 의견은 절 미치기 직전으로 만들었습니다.




갑자기 벨소리가 울렸어요.




깜짝 놀라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시계를 봤어요.

9:00PM.

아무것도 못 들은 척을 하고 있는데 벨소리는 점점 커져만 갔어요.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누가 됐던지 간에, M을 깨우고 말 거야.




짜증이 가득한 채로 현관문을 열어 재꼈습니다.

현관 앞에는 J의 아버지가 서있었습니다.

그는 집안으로 걸어 들어 오며, J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조용히 해달라고, 아들이 여전히 자고 있다고 사정을 했지만 들어주지 않았어요.

자기 딸이 어디 있는지 알려주지 않으면 경찰을 불을거라며 협박을 했습니다.

전 제발 조용히 해달라고 애원했죠.



그를 이층으로 안내하며 조용히 해달라고 한번 더 부탁했어요.

그는 제 말을 듣지 않았죠.

제 방에서 뭘 좀 가져 와야 한다고 그에게 말했습니다.

그는 문 밖에서 계속해서 소리지르며 난리를 치고 있었어요.




총은 너무 시끄럽겠죠.

살인마의 칼을 집어 등 뒤에 숨기고 그를 방안으로 초대했습니다.




그의 가슴에 칼을 찔러 넣었습니다.

그는 바닥으로 쓰러지며 비명을 질렀죠.

그에게 조용히 하라고 속삭였어요.



생각들이 솓구치기 시작했습니다.

비관의 목소리가 제게 마지막으로 말을 걸었어요.




“이제 네가 저질러 버린거야. 넌 이제 평생 감옥에 쳐박혀 있을꺼라고. 무엇 때문에? M은 ㅈ-“




그의 가슴에서 칼을 잡아 빼곤 그의 머리로 수십번 내리 찍었습니다.



낙관의 목소리는 머리 속에서 울려 퍼지지 않고 입 밖으로 내 뱉어졌습니다.

“그는 안죽었어. 살아 있어. 살아 있다고. 살아 있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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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어, 이미 11년 전에 일어난 괴담같은 이야기지만요.

M과 저는 그 때부터 조용하고 평화로운 삶을 이어가고 있답니다.

말이 나온 김에 하는 말인데요,




당신이 이 개같은 초인종을 그렇게 시끄럽게 누르지 않았으면 -했어요.




졸업식 전에 M은 좀 쉬어야 하잖아요?



제 아이가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이미 보셨겠지만, 그의 학사모와 가운을 아이 방문에다가 달아놨어요.

곧 일어나서 신난 듯이 그것들을 걸쳐입어보겠죠.

아아, 외판원은 방문 금지라는 사인이 눈에 들어오지 않던가요?

당신의 가방 안에 들어있는 쓰잘데기 없는 물건이 제 아들의 수면보다 더 중요하게 느껴지던가요?




만약 네가 그렇게 시끄럽게 굴지만 않았다면,

넌 내 침대 위에 묶여있지 않았을 거야.




한 가지만 확실하게 해 두자.

이 칼은 네 가슴을 찌를거야. 관통할 정도로 아주아주 깊이 말이지.



네가 비명을 지른다면, 살아있다는 것을 후회하게 만들어줄 자신이 있어.

소리를 내면 안되지.

M을 깨울지도 모르잖아?

게다가 지금 내 아들은 지금...




자고 있으니까.

응, 자고 있는 거야.








출처: 스레딕 괴담판 괴담전문거북이표번역사무소